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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07월 11일 14:10 김도엽 기자

금감원 노조 "금융소비자보호원 신설 반대…역효과 난다"

금감원 노조는 11일 성명문을 통해 "금감원 내 금소처를 두는 현행 체계는 탁월한 시너지 효과를 창출한다"며 이같은 주장을 표명했다.

이재명 정부는 금융감독체계 개편을 추진하고 있다. 금감원을 금융회사 건전성 담당 부서와 소비자보호를 담당하는 부서를 분리해 별도로 금융소비자보호원을 설립하는 방안이다. 또 금융위원회를 해체하고 금융위의 정책 기능 일부는 기획재정부로, 감독 기능은 금감원과 합쳐 새로운 기구인 금융감독위원회를 구성하는 안도 논의된다.

노조는 이날 성명문에서 금소처 분리를 반대하는 여러 사유를 들었다. 우선 노조는 '시너지'를 언급하며 "금융회사와 시장에 대한 전문성을 보유한 직원들이 금소처 업무를 수행하고, 이 경험은 추후 권역별 감독·검사부서 복귀 후 소비자보호를 위한 제도 개선으로 이어지고 있다"며 "금소처가 분리돼 그간 금감원 내에서 활발히 공유되는 감독 정보와 업무 경험이 단절되면, 금소처 직원들의 시장과 상품에 대한 이해 부족, 전문성 저하 등으로 소비자에게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홍콩H지수 ELS(주가연계증권) 사태도 금소처와 검사 부서가 함께 있어 신속하게 처리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노조는 "96% 이상 피해 구제 합의율을 이끌어낸 사례는 금감원의 강점을 명확히 보여준다"라며 "피해 발생시 책임감을 갖고 일사분란하게 대응하는 게 중요한데, 조직이 분리되면 위기 대응력과 책임성을 약화시킬 소지가 있다"고 했다.

아울러 금소처가 분리되는 것과 금융소비자의 피해 발생은 관련이 없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과거 부실 저축은행사태, 사모펀드 환매중단 및 홍콩 ELS 사태 등 대규모 소비자피해 사례들의 근본 원인은 금융정책과 금융감독업무가 한 기관 내 혼재돼 있던 구조적 문제에서 기인한 것"이라고 했다. 금융위가 정책과 감독 업무를 함께 주관하는 현재의 구조를 문제 삼은 것으로 풀이된다.

금감원과 금소원이라는 두 개의 조직이 업무나 자원이 중복될 수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특히 금감원 내부에서는 금소원에 검사권을 주면 금감원 내 은행·보험 등 검사국과 업무와 겹칠 수 있다고 시각이 많다. 노조는 "금소처를 분리하면 감독 인적 자원 분산, 행정 비용 증가, 업무 중복, 책임 회피 등 조직 쪼개기의 전형적 폐해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며 "영국도 2012년 감독기구를 분리한 뒤 중복 규제, 감독 사각지대 발생, 금융 혁신 저해 등이 발생해 영국 의회가 이를 반성했다"고 했다.

김도엽 기자 uson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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