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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04월 25일 16:55 김도엽 기자

금감원 "준법제보 관리 안하면 은행장 책임"

금융감독원이 지배구조법상 준법제보(내부고발) 관리 의무는 은행장에게 있다고 강조했다. 금감원과 은행권이 발표한 '은행권 준법제보 활성화 방안'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으면 은행장을 제재할 수 있다는 의미다.

박진호 금감원 은행검사2국장은 25일 서울 여의도 금감원에서 열린 '은행권 준법제보 활성화 방안 설명회'에서 "지배구조법상 내부 제보와 제보 운영 체계는 대표이사의 책임"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날 설명회에는 국내은행 검사·준법·인사·기획 부서장 등 70여명이 참석했다.

금융사 지배구조법 제30조의4는 임직원의 부당행위에 관련된 제보·신고·보고 등에 대한 관리체계의 구축과 운영은 대표이사가 관리하도록 규정한다. 지난 3일 금감원과 은행연합회가 발표한 '준법제보 활성화 방안'에 대한 관리의무도 은행장이 진다는 의미다.

박 국장은 "막상 제도를 운영을 해보면 기대만큼 안 되는 경우가 있으나 책무구조도가 도입되면서 관리 의무가 부과된다"라며 "은행과 금융권이 좀더 관심을 가져달라"고 당부했다.

이번 준법제보 활성화 방안은 기존에 내부 위원회에서 자체적으로 결정하던 포상금을 사고금액의 10~30%으로 산정하고, 포상금 한도를 기존 1000만원~20억원에서 10억~20억원으로 확대하는 게 핵심이다.

아울러 이날 금감원은 △은행장에 대한 관리 의무 부과와 함께 △자진 신고에 따른 인센티브 강화 △포상금 확대와 구조금 신설 △제보 내용에 대한 은행권의 구체적인 확인 등 네가지 요소를 강조했다.

인센티브 강화는 위법·부당행위에 일부 가담했더라도 지체없이 제보하면 사고 예방 효과를 감안해 적극적으로 징계를 감면해주겠다는 취지다. 반대로 제보를 하지 않으면 준법제보 준수 의무 위반을 가중해 페널티를 주겠다는 뜻이다. 금감원은 위법행위 단순 가담자가 1개월 이내 준법제보를 하면 원칙적으로 징계를 면제해줄 방침이다.

포상금의 경우 사고금액이 측정되지 않는 금융실명법 위반이나 사금융 알선 등 금융 질서 문란 행위에 대해서도 포상금을 지급할 예정이다. 증권 불공정 거래 채무 포상금 기준을 참고해 1~10등급으로 나눠 최대 30억원에 포상률을 곱한 금액을 지급할 예정이다.

이번 활성화 방안에서 처음 도입된 구조금은 제보에 따른 육체적·정신적 치료를 위해 소요된 비용 등이 포함된다. 국가권익위원회의 공익신고 구조금 지급 제도를 참고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권익위는 공익신고자에게 매년 10건 내외에서 건당 약 300만원의 구조금을 지급했다.

금감원은 은행들이 제보 내용을 더 정확히 따져봐야한다고도 지적했다. 제보의 구체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은행들이 조사를 하지 않거나 조사 범위를 지나치게 한정하면서 금융사고 예방 기회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는 뜻이다.

박충현 금감원 부원장보는 "은행권에서 부당대출과 횡령 등 금융사고가 지속 발생했지만 내부제보는 매우 적은 수에 불과했던 게 안타까운 현실이다"라며 "준법제보 활성화를 통해 누구나 스스럼없이 문제제기할 수 있고 건전한 상호견제가 작동하는 조직문화를 확립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도엽 기자 uson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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