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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목 : 트럼프·머스크 "파국"…"나 없었으면 대선 져" vs "머스크 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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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년 06월 06일 08:43 이영민 기자 |
| 트럼프·머스크 "파국"…"나 없었으면 대선 져" vs "머스크 미쳤다"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한때 최측근이었던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관계가 파국을 맞았다. 머스크가 백악관을 떠난 뒤 트럼프 대통령의 감세안을 계속 비판하자 트럼프도 공개 비난으로 맞받았고, 이후 양측은 소셜미디어(SNS)에서 비난을 주고받으며 정면충돌했다.
5일(현지시간) 머스크는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을 비판하는 영상에 관해 "내가 없었으면 트럼프는 대선에서 졌다. 민주당이 하원을 차지했을 것이고, 상원은 공화당이 51대 49가 됐을 것"이라며 "배은망덕하다(Such ingratitude)"고 비난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이 취재진 앞에서 "일론이 없었어도 (대선 경합주인) 펜실베이니아에서 승리했을 것이다", "그에게 매우 실망했다. 그는 이 법안(감세안)에 대해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다"고 자신을 비판하자 반격한 것이다.
머스크는 법안 내용을 미리 알고 있었다는 트럼프 대통령 주장이 "거짓"이라며 "이 법안은 한 번도 제게 보인 적이 없고, 한밤중에 너무 빨리 (하원에서) 통과돼 의회에서도 거의 아무도 읽어보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대통령이 되기 전 책임 재정을 강조했던 트럼프 대통령 발언을 모아놓은 게시글을 공유하며 "이 사람은 어디로 갔나"고 비꼬았다. 또 '중도층 80%를 실제로 대변하는 새로운 정당을 미국에 만들어야 할 때라고 보느냐'는 설문조사를 올리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자신의 SNS에 게시글을 올리며 응수했다. 그는 "일론은 점점 더 인내심을 잃게 했고, 나는 그에게 떠날 것을 요구했다"며 자신이 머스크를 백악관에서 쫓아냈다고 주장했다. 이어 "내가 아무도 원하지 않는 전기차를 사도록 모두에게 강요하는 전기차 의무를 없앴는데(그는 몇 달 전부터 내가 그렇게 할 것이란걸 알고 있었다), 그리고 그는 그냥 미쳐버렸다"고 비난했다.
테슬라와 스페이스X 등 머스크 사업체를 향한 공격도 암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 예산 수십, 수백억을 절감하는 가장 쉬운 방법은 일론과 정부 보조금 계약을 끝내는 것"이라며 "나는 바이든이 그렇게 하지 않은 사실에 항상 놀랐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일론이 내게 등을 돌린 것은 신경 쓰지 않는다"며 "그러나 그는 몇 달 전에 그렇게 해야 했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의 대응에 머스크도 공격 수위를 높였다. 그는 "진짜 큰 폭탄을 떨어뜨릴 시간"이라며 "트럼프는 엡스타인 파일에 이름이 들어있다. 그게 그 문서들이 공개되지 않는 진짜 이유"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좋은 하루 보내라 DJT(트럼프 대통령 이니셜)"라고 적었다. 이는 미성년자 성매매 등 혐의로 수감 중 사망한 억만장자 제프리 엡스타인 사건에 트럼프 대통령이 연루됐다는 의혹을 거론한 것으로 보인다.
머스크는 '트럼프는 탄핵당하고, JD 밴스가 그를 대체해야 한다'는 게시글에 "그렇다(Yes)"라고 답글을 달기도 했다. 또 "트럼프의 관세는 올해 하반기 경기침체를 일으킬 것"이라며 감세안뿐만 아니라 트럼프의 관세 정책도 저격했다.
머스크는 트럼프가 정부 계약 해지를 시사한 것에 대응해 "대통령이 정부 계약 해지를 선언함에 따라 스페이스X는 드래건 우주선 운영을 즉시 종료할 것"이라고 밝혔다. 스페이스X '크루 드래건'은 2020년부터 미 항공우주국(NASA) 우주비행사들을 정기적으로 국제우주정거장(ISS)에 수송할 수 있도록 인증된 유일한 미국 우주선이다. 스페이스X가 정부와 계약을 해지하면 NASA는 우주비행사를 수송할 미국 내 다른 대체 우주선이 없는 상황이다.
트럼프 대선 캠페인에 3억달러 가까이 기부하며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떠오른 머스크는 트럼프 행정부에서 DOGE를 이끌며 정부 재정 지출을 줄이기 위한 인력 감축과 조직 개편 등을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무리한 인원 감축과 조직 폐쇄로 미국 사회에서 거센 반발을 불러일으켰으며 트럼프 대통령 측근들과도 갈등을 빚었다.
머스크는 지난 4월 DOGE 수장직을 내려놓았고, 지난달에는 정부 특별공무원 임기가 끝났다며 트럼프 행정부를 떠났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31일 머스크를 위한 기자회견을 열고 그의 공을 치켜세우며 황금열쇠까지 건넸다. 머스크도 "친구이자 조언가로 남겠다"고 미래를 기약했다.
하지만 이후 관계는 급속도로 틀어졌다. 머스크는 트럼프 대통령이 주도하는 대규모 감세 법안이 미국 재정 적자를 심화시킬 것이라고 지속해서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결국 폭발해 이날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와 만난 자리에서 "매우 실망했다"며 전기차 보조금 폐지, 머스크가 추천한 항공우주국(NASA) 국장 지명 철회와 백악관에 남지 못한 것 때문에 머스크가 화가 났다고 주장했다.
이날 충돌 사태 이후 테슬라 주가는 전날보다 14.26% 급락했다. 이에 따라 시가총액이 1조달러 아래로 밀리면서 9170억달러를 기록했다.
이영민 기자 letswi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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